목사칼럼 337

[칼럼] 파레시아(παρρησία)

고대 그리스어에 ‘파레시아’(παρρησία)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모든’을 뜻하는 ‘pan’과 ‘말’을 의미하는 ‘rhesis’가 결합된 합성어로 “남김없이 모두 다 이야기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보통 우리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것을 염려하여, 마음 속 전부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진실의 전체를 말하려는 주체의 의지에는 때로 생명을 거는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키케로는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까지 이끈 파레시아를 ‘대담한 저항(libera contumacia)’으로 요약하고 이는 그 영혼의 위대함에서 나왔다고 썼습니다. 이 담대하고 거침없는 파레시아의 외침을 ..

목사칼럼 2024.03.22

[칼럼] 성공과 실패

사람들은 실패를 싫어하고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실패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음악인으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Bob Dylan)은 “인생에서는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살아오면서 고통은 끝이 없는 것 같았고 형벌은 영원한 것 같았다”라고 말을 함으로써 사람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예기치 않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극작가 버나드 쇼(Bernard Shaw)는“실수하면서 보내는 인생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보내는 인생보다 영광스러울 뿐만 아니라 유용하다”고 하여 실수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일본의 전설적인 기업인 마쓰시다 곤노스케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덕분에' 갖가지 힘든 일을 하며 세상살이에 필요한 경험을 쌓았..

목사칼럼 2024.03.15

[칼럼] 구원확신의 3가지 증거

구원의 확신이란 무엇일까요? 영어로는 the assurance of salvation인데 “구원의 보증”, “확신”으로 번역되고, 자신이 주관적으로 구원받았음을 느끼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고린도후서 13:5에 “너희가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8장 1항에서는 “주 예수를 참으로 믿고, 신실한 마음으로 그를 사랑하며 그 앞에서 모든 선한 양심을 따라서 힘써 행하는 그러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그들이 은혜의 상태에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으며 하나님 영광의 소망 중에서 즐거워할 수가 있다”라고 되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구원의 확신을 갖기 위해 자신을 시험해야 하고,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 ..

목사칼럼 2024.03.08

[칼럼] 합법적인 죄악세상 속에서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법을 어긴 소년”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현행 통용되는 의미는 “법의 적용을 받기엔 어린나이”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의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부터 만 14세 미만의 소년이 대상이며, 중대한 강력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소년법에 의거 처벌보다 교정을 우선으로 하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 등에서 보호 처분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2022년 6월 미디어리얼서치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3,506명이 참여한 가운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질문에 80.2%가 찬성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 청소년의 강력범죄가 많아지자 소년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목사칼럼 2024.03.01

[칼럼] 최고의 소비, 예배

낭비(浪費)와 소비(消費)는 언뜻 보면 비슷한 말로 보입니다. 하지만 [낭비]는 “시간이나 재물 따위를 헛되이 헤프게 쓰다”는 뜻이고, [소비]는 “돈이나 물자, 시간, 노력 따위를 들이거나 써서 의미와 기회를 창출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가진 것을 없애는 것은 맞지만 헛되고 해프게 쓰느냐 의미 있게 쓰느냐의 차이인 것입니다. 그리고 당장에 실질적인 가치나 결과물이 없어도 낭비라고 부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타트업(Startup)기업들의 기업행위를 말합니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당장에 가치나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계속 없애기만 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기업의 핵심은 끊임없는 노력과 투자의 소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고의 소비라고 말할 수 있는 ..

목사칼럼 2024.02.23

[칼럼] 목표와 전략

'두량 족난 복팔분(頭凉 足煖 腹八分)'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은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두고, 배는 가득 채우지 말고 조금 부족한 듯 채우라“입니다. 이 말은 수험생이 유념해야 합니다. 인간의 신체는 머리가 따뜻하면 공부하고 싶은 욕구보다 안도감을 느끼고 편히 쉬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음식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생존본능이 발동해 머리를 굴리게 되고 집중력이 높아져 공부의 효율이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발은 따뜻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지면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을 막아 질병에서 신체를 지키고, 심장에서 가장 먼 발이 따뜻해야 혈액순환이 잘 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위험할 수 있는 본능에 의해 집중력이 떨어..

목사칼럼 2024.02.16

[칼럼] 실패와 성공

“후츠파”(חוצפה)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함, 담대함, 저돌성, 무례함” 등을 뜻합니다. 이 단어의 늬앙스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며, 때로는 뻔뻔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밝히라는 긍정적인 도전정신을 뜻합니다. 후츠파 정신은 이스라엘의 가정교육에서부터 학교, 친목, 회사 등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대표적 교육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스라엘 창업정신의 근원으로 여겨집니다. 오늘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다룬 기사는 뚝심있는 용기, '후츠파'정신으로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를 전하고 있습니다. 경쟁 업체와의 자유로운 토론과 기술문제 해결, 상생 지향적 문화 등으로 이스라엘은 나라 자체가 스타트업이라 ..

목사칼럼 2024.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