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빗사위란 단어가 있습니다. 순 우리말인데, “고비”와 “사위(틈, 사이)”의 합성어로, “고비가 겹쳐진 결정적인 순간”이란 뜻입니다. 이 단어는 이청준의 소설《눈길》에 등장합니다. “어린 자식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비로소 자기 인생이 가장 아슬아슬하고 절박한 고빗사위에 접어들었음을 직감했다.” 어머니와 아들이 눈 쌓인 길을 걸으며 서로의 깊은 상처와 가슴 시린 사랑을 확인하는 이 대목은 모자 관계의 해묵은 갈등과 미안함이 절정에 달하는 분수령이자, 서로의 진심을 마주하며 오랜 아픔을 치유하는 극적인 계기가 됩니다. 작품 속 차디찬 눈길이 결국 모자의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통로가 되었듯, 우리 인생의 시련 역시 매서운 고빗사위를 지나며 비로소 성숙해집니다. 이 단어는 인생의 막다른 길목에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