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칼럼 370

[칼럼] 동굴과 터널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은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을 통과하는 57.09km의 열차전용터널 [고트하르트 바시스 터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17년 6월 30일에 개통된 [인제양양터널]이 가장 긴데, 10.96km에 이른다고 합니다. 동굴과 터널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출구가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동굴은 입구는 있지만 출구가 없습니다. 반면에 터널은 입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출구도 있습니다. 터널은 아무리 길어도 출구가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일지라도 한 발 한 발 계속 앞으로 끝까지 전진하기만 하면 반드시 출구가 나타납니다.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도망한 다윗은 동굴과 같은 위기에 처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시편 3편에서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목사칼럼 2021.07.02

[칼럼] "당장"과 "나중"

한 중년의 여성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의사로부터 결과를 설명 듣는 자리에 왔습니다. 나이와 직업을 물은 뒤, 평상시에 TV는 얼마나 보는지, SNS는 얼마나 하는지, 그리고 잠은 얼마나 자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물어봅니다. 모든 질문에 응답하고 나니 의사는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9개월입니다.”라는 말을 하고 여성은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의사는 밖으로 나가면서 한 책자를 여성에게 건냅니다. 그 책자에는 “당신에게 남은 9개월은 살아 있는 시간이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9개월이라는 겁니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한국 직장인이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하루 평균 [28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1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직장인은 9.9%밖에 되지 않았고, ..

목사칼럼 2021.06.25

[칼럼] 죽음에 이르는 병

19세기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The Sickness Unto Death)]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은 감성과 육체가 시키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데, 감성과 육체가 만족을 얻지 못할 때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죽음에 이르는 병 즉 “불안”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는 "절망은 죽음과 싸우면서도 죽을 수 없는, 죽을병에 사로잡힌 자의 상태와 비슷하다. 죽음이 희망이 될 정도로 위험이 클 때 그것이 절망이다."라고 절망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키르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그리고 이 병에 걸리는 것은 인간뿐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절망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인간과 절망을 쌍둥이 같은 존재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

목사칼럼 2021.06.18

[칼럼] 넉넉히 이기느니라

제 값어치 외에 조금 더 얹어 주는 것을 [덤]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반찬은 덤으로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반찬도 요리에 속하여 돈을 받습니다. 우리와 식문화가 비슷한 일본에도 반찬이 있기는 하지만 반찬값을 따로 받습니다. 더하기, 덧셈, 덧신과 덧버선, 덧문과 덧창 등에서 ‘더’는 무언가의 위에 계속 보태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주머니, 밥 좀 더 주세요.’ ‘반찬 좀 더 주세요.’라는 말이 일상적이지만 외국에서 이런 말을 듣기도 힘들고, 더 달라는 말을 꺼내려면 굉장히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덤의 문화는 성경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마서 8:37에서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엇으로부터 이긴..

목사칼럼 2021.06.11

[칼럼] 감정전염

[감정전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연장에서 박수를 치거나, 수업시간에 하품을 하거나,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곳을 무심코 같이 바라보는 행동 등은 개인의 판단이나 해석에 의한 것이 아닌 집단적인 [감정전염]에 의한 행동일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리처드 만(Mann) 교수팀은 청중의 박수에 숨어 있는 심리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실험을 고안했는데, 연구진은 13~20명으로 이뤄진 6개 그룹의 학생들이 같은 내용의 발표를 듣게 했는데, 발표가 끝나고 어떤 그룹은 청중 한 명당 평균 10번 손뼉을 쳤지만, 다른 그룹은 청중 한 명당 3번밖에 박수를 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같은 내용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나의 반응도 좌우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감정..

목사칼럼 2021.06.04

[칼럼] 늦어도 괜찮아

한국통합물류협회가 2020년 8월14일부터 3일간 공식 휴무일로 정해 과로에 시달리는 택배 기사분들에게 사흘간 연휴 주었었습니다. 전국택배연대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택배 산업이 생긴 지 28년 만의 일이라고 하네요. 이에 대해 소비자들도 ‘#늦어도괜찮아’ ‘#택배주문안하는날’ 등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동참했다고 합니다. 택배 기사분들은 평소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며 일해야 하는 열악한 노동 현실에 더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수요 폭증으로 극한의 노동에 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0년 한해 동안 10명이 넘는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했다고 합니다. 택배기사를 배려하는 이러한 사회현상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남의 어려움을 외면치 않겠다는 성숙한 대한민국을 ..

목사칼럼 2021.05.28

[칼럼] 무소식이 희소식이 되는 사이

요즘 전자기기에는 인공지능(A.I.)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능은 말만 하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요즘은 말을 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게 알아서 대처하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까지 말로 지시하면 알아서 하는 인공지능 에어컨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알아서 켜지고 온도를 맞춰주는 에어컨이 나왔고, 가정 전자기기들도 복잡하게 기능을 익힐 필요가 없이 가정의 환경과 소비자의 요구를 한번 입력만 하면 알아서 작동하는 스마트홈 기능이 등장하고 있으며, 도로, 주위 차, 지형지물을 감지하여 대처하고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도 한창 연구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알아서 해 주는 전자기기를 다룰 때 가장 큰 원칙은, 말이나 신호가 없으면 잘 작동되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목사칼럼 2021.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