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칼럼

[칼럼] 경험이 당신을 정의한다

주세움교회 2023. 12. 8. 18:19

마키아벨리라는 사람이 [군주론]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지식으로 쓴 책이 아니라 외교관으로 평생을 지낸 그의 경험에 의해 쓴 책입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고 지식을 쌓아가는 학자들의 고유한 영역은 존재하지만, 현실의 삶에서 지식보다 강력한 것은 경험인 것입니다. 사람이 언제 깨닫게 되는지도 한자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배울 학()’은 학생이 스승 앞에서 책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지식의 전달에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깨달을 각()’은 스승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배운 것을 실천하여 경험되어지는 것이 깨달아지는 것임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편 34:8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신앙은 단순한 머리의 인식이나 정보 수준의 지식이 아니라, 삶을 통한 구체적인 체험을 전제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맛보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타암’(!['f;)은 음식의 맛을 본다는 뜻으로서, 직접 경험을 통한 점검이나 확인을 의미하고 알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라아’(רָאָה)는 눈으로 직접 목격한다는 뜻으로, 모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체험을 통한 앎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공의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 이런 것들을 배우고 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삶에서 경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말씀을 듣고 알게 된 것을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구하고, 삶 속에서 실현되게 하려고 애를 쓸 때 비로소 그 지식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게 되며, 살아 있는 신앙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 수' 있을까요? 첫째는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심을 인정해야 합니다. 둘째로 내 생각과 다르고 맞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하나님이 일하실 때 까지 하나님 앞에 꾸준히 나아가 잠잠히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하나님을 온 몸으로 경험하게 되고,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게 되며, 두려워하지 않게 됨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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