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칼럼

[칼럼] 관광과 순례

주세움교회 2023. 4. 21. 08:38

낯선 곳을 여행하며 둘러보는 것을 [관광]이라고 합니다. 관광할 때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개 위에서 아래로, 재빠르게 훑어보기에 바쁩니다. 그리고 관광지의 사람들을 사물화하고 내려다보는 눈길일 경우가 많기에 무례하기 십상입니다. 특히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카메라로 연신 주변을 찍어대느라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낯선 곳을 둘러보는 또 다른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순례]입니다. 관광이 눈으로 보는 것이라면 순례는 발로 걷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관광과 순례의 차이는 눈길에 있을 듯합니다. 관광이 급히 피상을 스쳐 지나간다면, 순례는 천천히 주변과 눈을 맞춥니다. 관광이 창을 통해 대상을 객체화한다면, 순례는 객체를 도리어 나의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례는 종교적인 행사의 의미를 많이 갖게 되는 것입니다. 천천히 걷는 걸음 속에서 자연과 이웃을 내 속으로 끌어들여 소통하고 또 이로써 심신의 평화를 얻고 그 와중에 내 속에 든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관광은 줄 수 없는 순례의 장점이 되는 것입니다.

시편 126:1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백성들이 명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면서 부른 노래입니다. 현재 이스라엘백성들의 조상들은 70년간 바벨론 포로생활을 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포로생활 후 돌아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즐겁고 기대가 충만했을까요? 이스라엘백성들의 후손들이 성전에 올라갈 때마다 조상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올라가라고 시편126편을 지었고, 노래로 부르도록 한 것입니다.

한번쯤은 가야할 곳, 추억이 있는 곳, 깨달음이 있는 곳은 관광이 아닌 순례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충분한 시간을 마련하여, 걸음걸음마다 그 곳의 의미와 추억, 깨달음을 가득 담아오는 것이 순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시고, 생활하시고, 말씀전하시고, 고난당하시고, 부활하신 곳을 한번쯤은 가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20242월에 그곳을 갑니다. 순례길에동참해보지않으시겠습니까?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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