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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교리문답해설-38] 십계명 6계명

주세움교회 2021. 1. 26. 15:32
67문 “6계명은 무엇입니까?”
6계명은 ‘살인하지 말라’입니다.
68문 “6계명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합법적인 노력을 다하여 자신의 생명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69문 “6계명이 금지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자신의 생명이나 이웃의 생명을 부당하게 빼앗거나, 해하려는 모든 행동입니다.

 

1. I am kenji

2015년 초에 “I am kenji”라는 글을 든 사람들의 사진 올리기 운동이 확산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억류되었던 고토 겐지(後藤健二·47)의 석방을 촉구하는 캠페인 이었습니다. 그는 201410월 이슬람 국가(IS)에 붙잡힌 유카와 하루나(일본어: 湯川春菜)의 소식을 접한 후, IS 치하 주민들의 생활상을 취재하기 위해 시리아로 입국하였지만 소식이 끊겨 행방불명되었습니다. 그리고 2015120IS는 고토가 유카와 하루나와 함께 인질로 잡힌 영상을 공개하였으며 일본 정부에게 몸값으로 2억 달러를 요구하였고, 고토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2005년 요르단의 수도인 암만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으로 수감된 사지다 알 리샤위의 석방을 요구하였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수락되지 않자 IS201521일에 고토 겐지의 참수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였습니다. 인권이 가장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요즘 세상임을 고토 겐지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십계명 제 6계명은 살인하지 말라는 간단명료한 율법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율법을 단편적으로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것으로 한정하면, 우리에게 이 계명은 해당 사항이 없게 됩니다. 그리고 고토 겐지 사건 또한 우리와는 직접적인 연관 없는 IS의 만행이나, 겐지의 잘못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6계명을 제대로 이해할 때 우리는 나도 6계명을 바르게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2. 6계명의 소극적 의미 [생명존중사상의 출발]

6계명은 소극적으로 살인을 하지 말라에 한정되는 계명이 아닙니다. 6계명은 인류 역사상 생명존중사상의 첫 출발점이 되는 선언인 것입니다. 과거 인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표현되는 동해보복법(同害報復法)에 근거하여 분쟁을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신분 차이나, 힘의 차이에 의해 옷깃만 스쳐도 때리고, 상처만 내어도 죽이며,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집안 자체를 사라지게 만들기까지 했었습니다. 이런 폐단이 오늘날에는 일어나지 않게 된 것의 시작이 바로 6계명인 것입니다. 출애굽기 21~23장에는 사람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사건 사고에 대한 형벌의 기준들이 자세히 나옵니다. 물론 사람을 죽인 자, 고의로 살인한 자, 부모를 치거나 저주한 자, 유괴한 자, 무당, 짐승과 행음한 자, 우상숭배자 등은 죽이라고 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죽여도 괜찮을 것 같은 더 많은 사건 사고에 대해서는 배상이나 치료, 벌금 등으로 해결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생명은 존중되어야 하고, 생명이 존중되어질 때 인간은 복수의 굴레에서 자유할 수 있다고 6계명은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동물과는 달리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피조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살인은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3. 6계명의 적극적 의미 [생명을 지키라]

그리고 6계명의 적극적인 의미는 [생명을 지키는 것]에 있습니다. 6계명은 모든 살인은 금지하는 계명이 아닙니다. 개인과 가정의 안전을 위해 정당방위를 행사한다거나, 공공의 질서를 위해 국가가 사형 제도를 시행한다거나, 국가 간의 전쟁으로 인해 민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살인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6계명에 있는 것입니다. 요즘 같이 인권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구약성경, 특별히 여호수아서에서 가나안 민족을 죽이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도저히 납득 할 수 없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반전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살인을 명령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테러단체의 교리와 동일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 전체에 흐르는 하나님의 생명존중사상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살인을 허용하신 하나님의 깊은 뜻을 선입견 없이 살피고 받아들인다면, 이러한 갈등은 금방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4. 6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적용

마태복음 5:21~22에서는 6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해석과 적용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형제에게 화를 내거나 바보’, ‘미련한 놈이라고 하는 것 까지 6계명을 어기는 것이 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직접적인 살인이 아닌데도 왜 예수님은 이렇게 6계명을 확대 해석하시고 적용하신 것일까요? 그것은 잘못된 분노는 살인의 씨앗이 되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분노에는 교만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노는 멸시와 욕 등의 인격적 멸시와 폭력 등의 신체적 멸시로 표출되게 되어 있습니다. 멸시가 분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분노는 상대의 가치와 나의 가치가 충돌되어 일어나는 것이라면, 멸시는 상대의 가치를 무시할 때 일어나는 감정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상대의 가치가 무시되어 인격적 멸시와 신체적 멸시까지 일어나게 되면 살인이 일어날 동기가 조성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목숨을 직접적으로 빼앗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라, 분노도, 욕도, 폭력도 살인이라고 해석하시고, 그것은 살인죄를 지은 것이라고 적용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인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녀, 부하직원, 남편과 아내 할 것 없이 상대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절대 양보해서는 안돼는 것입니다.

 

 

합천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져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에 쓰인 나무는 특별한 나무일 것 같지만 산벚나무, 돌배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후박나무 등 우리나라 산에 흔히 자생하는 나무를 베어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팔만대장경이 국보 32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팔만대장경을 만든 사람들과 보존한 사람들의 정성과 거기에 쓰여 있는 글귀 때문인 것입니다.

사람의 인권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인권이 최고의 기준으로 강조되어지는 이 시대라 할지라도 인권만으로는 살인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고토 겐지의 사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고, 생명을 존중하여 정당방위, 공공질서, 국가 보호 등의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에서는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된다는 신권(6계명)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실천할 때에야 비로소 생명은 지켜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습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생각과 습관에 자리 잡고 있다면 나 또한 6계명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시고, 자녀, 가족, 부하직원이라 할지라도 존중하는 생각과 습관을 통해 인권보다 신권을 존중하여 사람들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