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두 그림을 보실 때, 어떻게 보이십니까? 언뜻 보시면 백발에 흰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와 머리에 깃털을 꼽고 목에 검은 목걸이를 한 귀부인의 모습이 보이시겠지만, 자세히 보시면 할아버지 얼굴에서 백마를 탄 사람이 보이고 목 쪽에 담요를 덮은 사람이 보이고, 귀부인의 얼굴에서는 검은 모자를 눌러 쓴 코가 긴 노파의 얼굴이 보이실 것입니다. 이와 같이 감각에 의존하여 보는 경우와 지각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전혀 다르게 사물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감각(sensation)과 지각(perception)은 다릅니다. 감각은 주위환경의 변화를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리는 과정입니다. 이에 반해 지각은 자극에 의해 발생한 감각을 다른 감각과 비교하거나, 과거의 기억을 기초로 그 의의를 부여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즉 “감각 자극에 대한 의식적인 기록이 지각”인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말씀을 근거로 지각을 활용하여 판단하면, 은혜와 역사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11:4에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친구 나사로가 병들어 죽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 예수님은 감각적으로 힘드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성품과 뜻을 묵상할 때, 나사로가 병들어 죽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각적인 판단이 드셨습니다. 그 판단대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선포하셨고 행동하셔서, 나사로는 살아나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으며,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시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익숙한 감각경험대로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고, 잠시 멈춰 하나님의 말씀과 과거 신앙경험을 떠올릴 때,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를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툼을 피하려면 세 번째 생각을 말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감각적으로 드는 1~2번째 생각은 실수로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감각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말씀과 신앙경험을 동원하여 바른 지각으로 판단함으로 신앙성숙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무익한 종 박희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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